전체 글25 베트남 노란꽃에 반하다 사파 닌빈 짱안 가성비의 달인 딸의 최애 여행지는 베트남 딸은 여행 갈 때 작은 양파망을 가지고 간다. 호텔에서 쓰고 남은 작은 비누를 모아 빨래하면 딱 좋다고 한다. 물가 비싼 유럽여행을 어찌 다녔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니 베트남을 최 애 여행지로 낙점한 모양이다. 젊은 애가 너무 지독하니까 전에는 티격태격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 나도 완연하게 적응 한 기분이 든다. 어느새 딸은 30대, 나는 60대로 진입하며 서로가 원하는 것을 맞춰주는 기술이 향상됐고, 나는 은퇴 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성비의 달인 딸이 낙점한 베스트답게 베트남은 가성비 갑이다. 딸은 네 번째, 나는 세 번째 베트남에 갔을 때는 (2018년) 너무 익숙해서 설레지도 않았다. 한밤중에 4시간 40 분 날아간 나짱에서 새벽에 쌀국수를 먹으러 나갔.. 2025. 3. 15. 튀르키예 색다른 맛 글쓰기 여행 아나톨리아 신이내린선물 장엄하고 다양하고 넉넉하고 호쾌한 튀르키예 튀르키예에 네 번이나 갔지만 별로 아는 것이 없다. 그 정도 로 튀르키예가 광활하고 복잡하고 다층적이라고 느낀다. 한 반도의 3.5배 넓이에 8000만 인구라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이 탁 트이는 기분. 나는 ‘금사빠’ 자질이 다분한데 튀르키 예는 비행기 창문으로 내려다본 야경만으로도 나를 사로잡 았다. 이스탄불의 야경은 이스탄불이라는 지명에서 풍기는, 고색창연하고 몽환적인 아름다움에 값하고도 남았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 같았다. 부드럽게 휘어진 해안선이 구슬 목걸이를 하고, 막대 모양의 등불로 구획을 지은 도로에는 수많은 개똥벌레가 빠르게 움직이고, 나머지 여백은 온통 황색, 은색, 녹색, 파란색의 전구로 수 를 놓았다. 과도하게 화려하지 않고, .. 2025. 3. 14. 햇살왕국, 태국 매홍쏜 햇살왕국, 태국 매홍쏜 시내를 슬슬 산책하고 있는데 공항이 나타났으니 지역이 얼 마나 작다는 얘기인가. 게다가 그 공항이라는 곳에 4차선 도로를 한 토막 내놓은 것처럼 작은 활주로밖에 없다. 그런 데도 알록달록한 비행기는 가끔 소리도 없이 왔다 가니 궁 금해서 미칠 지경이다. 경비행기라서 소리가 안 난다고 치 고 공항 사무실 하나가 없단 말인가. 관제탑을 찾아 골목을 한참 걸어간다. 뜰이 있는 집에는 꽃나무가 무성하고, 마당이 없는 집에는 화분 몇 개라도 놓 인 집들 사이에, 겉모습만 봐도 장인일 것 같은 할아버지가 092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힐링 093 재봉틀로 수선 일을 하고 있고, 식당이 몇 개 숨어 있다. 골 목 끝에 공항 건물이 있다. 조촐한 건물이 활주로와 기역 자 로 꺾어져 있어서 높은 .. 2025. 3. 13. 앙카라박물관 인류 최초의 모신상 역사의 산물 인류 최초의 모신상에 반해 앙카라박물관에 가다 박물관에 꽂히는 경우는 드문데 그런 일이 일어났다. 튀르 키예의 수도 앙카라의 아나톨리아 문명박물관(이하 문명박물 관)은 구석기 시대부터 그리스 로마 시대의 유물을 전시한 곳이다. 언젠가 그곳의 소장품 사진 한 장에 반해서 오직 박 물관 때문에 앙카라에 갔다. 나는 마음만 먹으면 되지만 이 동에 따르는 모든 수고는 딸이 했는데 딸의 수고가 헛되지 않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그곳을 좋아하게 되리라는 예감 이 들었다. 차탈회위크의 주거지는 소꿉놀이라면 딱 맞을 정도로 그렇게 작았다. 사슴과 레오파드 무늬가 선명한 부조도 있 었는데 레오파드의 단순한 실루엣에 비해 사슴은 훨씬 사실 적이다. 이런 수준에 비하면 모신상은 완벽하다고 하겠다. 훨씬 뒤인 히타이트 철기시.. 2025. 3. 12. 튀르키예 우준굘 여행지에서 볼거리보다 더 중요한 것 아는 사람이 이렇게 좋은 것, 튀르키예 우준굘 튀르키예 동부 트라브존에서 우준굘 가는 버스 기사 아저씨 의 인상이 참 좋다.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의 먼 친척쯤 되는 듯한 느낌인데 얼굴이 하회탈이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의 전 형적인 얼굴에 책임감이 아로새겨져 생활인 모드로 굳어진 상태. 숙소 앞까지 태워다 주어서 잘 도착했다. 놀랍게도 다 음날 타운을 산책하는데 그 기사가 어떤 식당 앞 노천 테이 블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반갑게 웃으며 우리 도 그 식당에 앉고 보니 이 집이 딱 내 스타일이다. 조그만 괴질레메 전문점인데 주방이 두어 평, 노천 테이 블이 세 개, 작아도 너무 작으니까 오히려 정답다. 몸집을 키운 세련된 식당들 틈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동네 식당 분위기다.영어로 주문을 받는.. 2025. 3. 12. 인생사에 지칠 때는 앙코르와트에 가보시라 언제고 내가 사라질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앙코르와트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에는 ‘The Kingdom of Combodia’ 라고 쓰인 시멘트 구조물이 달랑 세워져 있었다. 낡고 조악 하여 놀이동산만도 못한 구조물에 한 번 놀라고, 태국에서 일하기 위해 나무 손수레를 밀고 가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초라한 행색에 두 번 놀란다. 모든 것이 회색이었다. 나중에 앙코르 유적지의 엄청난 스케일과 위용에 감탄할 때마다 국 경이 떠올랐다. 12세기에 이만한 건축물을 건설할 정도로 부와 문명을 갖추었던 국가가 오늘날 왜 이렇게 되었는지 역사의 비밀을 알고 싶었다. 앙코르 유적지는 드넓은 열대의 평원에 세워진 사원군이 다. 거대한 돌탑과 내부 공간으로 이루어진 사원이 끝도 없 이 이어지는 바람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2025. 3. 12.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