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4 가성비의 달인 딸의 최애 여행지는 베트남 가성비의 달인 딸의 최애 여행지는 베트남 딸은 여행 갈 때 작은 양파망을 가지고 간다. 호텔에서 쓰고 남은 작은 비누를 모아 빨래하면 딱 좋다고 한다. 물가 비싼 유럽여행을 어찌 다녔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니 베트남을 최 애 여행지로 낙점한 모양이다. 젊은 애가 너무 지독하니까 전에는 티격태격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 나도 완연하게 적응 한 기분이 든다. 어느새 딸은 30대, 나는 60대로 진입하며 서로가 원하는 것을 맞춰주는 기술이 향상됐고, 나는 은퇴 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성비의 달인 딸이 낙점한 베스트답게 베트남은 가성비 갑이다. 딸은 네 번째, 나는 세 번째 베트남에 갔을 때는 (2018년) 너무 익숙해서 설레지도 않았다. 한밤중에 4시간 40 분 날아간 나짱에서 새벽에 쌀국수를 먹으러 나.. 2025. 4. 7. 아나톨리아! 남의 땅덩어리 이름에 가슴이 떨리다 아나톨리아! 남의 땅덩어리 이름에 가슴이 떨리다 튀르키예 식당에서는 빵이 공짜다! 우리네 식당에서 음 식값에 밥값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별일도 아니건만, 테이블마다 원통형으로 푸짐하게 쌓아놓은 바게트(튀르키예어로 에크멕)를 볼 때마다 나는 행복해졌다. ‘음식이 공짜’라 는 현상은 문화적인 충격이었다. 대한민국을 점령한 물신주 의에 쩐 눈으로 볼 때 세상 어디에도 없는 파격이자 풍요이며, 이 땅의 사람들이 얼마나 넉넉한 성정을 가졌을지 짐작 이 가는 일이었다. 알고 보니 튀르키예는 식량 자급이 가능 한 나라 중 하나였다.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식량자급률 40.5퍼 센트, 산정 방식에 따라 수치의 차이가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38개 국가 중 최하위인 것은 확실한 듯.) 동부에서 광활한.. 2025. 4. 6. 장엄하고 다양하고 넉넉하고 호쾌한 튀르키예 장엄하고 다양하고 넉넉하고 호쾌한 튀르키예 튀르키예에 네 번이나 갔지만 별로 아는 것이 없다. 그 정도로 튀르키예가 광활하고 복잡하고 다층적이라고 느낀다. 한 반도의 3.5배 넓이에 8000만 인구라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이 탁 트이는 기분. 나는 ‘금사빠’ 자질이 다분한데 튀르키 예는 비행기 창문으로 내려다본 야경만으로도 나를 사로잡 았다. 이스탄불의 야경은 이스탄불이라는 지명에서 풍기는, 고색창연하고 몽환적인 아름다움에 값하고도 남았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 같았다. 부드럽게 휘어진 해안선이 구슬 목걸이를 하고, 막대 모양의 등불로 구획을 지은 도로에는 수많은 개똥벌레가 빠르게 움직이고, 나머지 여백은 온통 황색, 은색, 녹색, 파란색의 전구로 수 를 놓았다. 과도하게 화려하지 않고, 고.. 2025. 4. 5. 이렇게 편해도 되는 건가, 치앙마이 숙소에서 이렇게 편해도 되는 건가, 치앙마이 숙소에서 낚시의 묘미가 랜덤에 있단다. 물속에서 어떤 물고기가 나 올지 모른다는 의외성? 낚시는 모르겠고 숙소여행의 재미 도 랜덤에 있다. 물론 검색을 하고 간다고 해도, 가령 수영 장이 있는 건 알고 가되 어떤 크기인지, 수영하고 싶은 마음 이 드는 환경인지 검색으로는 알 수 없는 ‘리얼’을 확인하 고, 만족과 실망의 미묘한 총합을 누리는 재미가 있다. 몇 번 말했듯이 딸은 검색의 달인이다. 검색 자체를 즐기 기에 대충 하고 마는 법이 없다. 흡족할 때까지 끝까지 추적 해서 골라놓으니 가성비가 좋을 수밖에. 너무 심혈을 기울 이기에 옆에서 보기 미안해서 그만 좀 하라고 하면 자기는 그게 편하단다. 취미활동하는 중이라니 할 말이 없다. 공들여 결정한 숙소인 만큼 자신의.. 2025. 3. 27. 슬로바키아공항에서 집시가 되어 슬로바키아공항에서 집시가 되어 몇 군데 돌아다녀 보니 인천공항처럼 크고 화려한 곳이 없 다. 대부분 조촐하고 깨끗한 수준인데 슬로바키아공항도 딱 그랬다. 2014년 6월, 벽 하나를 차지한 유리창을 통해 비치 는 구름이 마냥 싱그럽다. 전날 더블린공항에서 노숙을 했 는데도 몸이 그 어느 때보다 가볍다. 새벽 6시 비행기라 4시 까지는 나와야 하는데 몇 시간 자고 한밤중에 움직이느 니 그냥 공항에서 밤을 지냈는데, 노숙이라고 해도 그렇게 험하진 않았다. 총 3번쯤 공항 노숙을 해보았나? 더블린공항은 특히 편한 것이, 넓은 2층 공간을 맥도날드가 혼자 쓰고 있었는데 매장으로 관리하는 곳은 4분의 1 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여행자들 차지였다. 푹신한 장의자 를 하나씩 차지하고 노트북을 켜니, 뭐 집에서 컴.. 2025. 3. 26. 저가항공을 타다 생긴 일 저가항공을 타다 생긴 일 딸은 가성비의 달인답게 꾸준히 저가항공을 선택했는데, 저 가항공을 생각하면 지금도 어이가 없다. 제시간에 비행기가 아예 와 있지 않거나, 출발시간이 됐는데도 탑승 게이트를 열지 않는다. 얼마큼 늦느냐가 문제지 정시에 출발한 적이 없는데, 놀랍게도 50분 늦게 출발했다 해도 도착 예정시간 에서는 20분만 늦는 식이 많았다. 늦은 김에 냅다 쏘는지 이 쯤이면 하늘의 총알택시라고 불러야 할 듯. 50분이나 늦었 으면서 기내 청소도 안 되어 있어 시트에는 과자 부스러기 가 떨어져 있기 일쑤이고, 기내식은커녕 물 한 잔도 안 준다. 비행기가 출발하면 승무원들은 영업사원으로 돌변하여 음료와 샌드위치, 기념품을 파느라 정신이 없다. 저가항공 이 출범한 초기에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방송으로 요란.. 2025. 3. 25.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