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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의 달인 딸의 최애 여행지는 베트남

by essay6653 2025. 4. 7.

최애 여행지 베트남

 

 

가성비의 달인 딸의 최애 여행지는 베트남

 

 

딸은 여행 갈 때 작은 양파망을 가지고 간다. 호텔에서 쓰고 남은 작은 비누를 모아 빨래하면 딱 좋다고 한다. 물가 비싼 유럽여행을 어찌 다녔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니 베트남을 최 애 여행지로 낙점한 모양이다. 젊은 애가 너무 지독하니까 전에는 티격태격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 나도 완연하게 적응 한 기분이 든다. 어느새 딸은 30대, 나는 60대로 진입하며 서로가 원하는 것을 맞춰주는 기술이 향상됐고, 나는 은퇴 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성비의 달인 딸이 낙점한 베스트답게 베트남은 가성비 갑이다. 딸은 네 번째, 나는 세 번째 베트남에 갔을 때는 (2018년) 너무 익숙해서 설레지도 않았다. 한밤중에 4시간 40 분 날아간 나짱에서 새벽에 쌀국수를 먹으러 나갔는데, 소 고기 육수에 선지까지 들어간 쌀국수가 단돈 2000원, 디저 트로는 100퍼센트 사탕수수 착즙이 500원이다. 집에서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을 시간에 두리안 향기 스치는 거리에 서 원조 쌀국수를 먹다 보니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즐거워 지며 베트남이 가성비 최고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베 트남은 생각보다 훨씬 풍요로운 나라이다. 모든 것이 싸고 풍요로워 마음이 돈짝만 해진다. 유명한 오토바이 행렬을 비롯해서 도약하려는 활기가 거리에서 느껴진다. 가장 쉽고 빠르게 여행이라는 마법을 가능하게 해주는 곳, 베트남.

 

 

노란 꽃에 반하다

 

2011년 설날에 베트남에 처음 갔는데 베트남의 명절도 우리와 같아서 온통 노란 꽃 천지였다. 명절에 제사상을 노란 꽃으로 장식하는 풍습이 있나 보다. 시장에서는 야채 옆 바구니에 담겨서, 오토바이 뒤에 탄 사람의 손에 어김없이, 주택가에서는 도로를 향해 내놓은 화분마다 범람하는 노란 꽃에 반하고 말았다. 꽃을 사랑하는 민족이 단박에 좋아져 서는 나도 노란 꽃다발을 사서 호텔에 들어갔더니 주인장이 반색을 하며 크게 웃던 기억이 난다. 전에 캄보디아에서 집 요하게 “원 달라!”를 외치는 아이들의 구걸행각에 진을 뺀 탓에 완연하게 점잖은 베트남 사람들에 대한 점수가 마구 올라갔다. 딸이 쌀국수 마니아라면 나는 반미가 제일 좋았다. 베트 남은 프랑스의 지배를 받은 탓에 바게트가 프랑스 못지않게 맛있다는데, 파삭한 바게트를 갈라 각종 고기와 야채를 넣 은 반미는 정말 맛있다. 2011년에는 바게트만 사면 100원, 반미는 500원에서 700원쯤 해서 그야말로 환상적인 물가였 는데, 요즘 물가는 어떤지 모르겠다. 딸이 모처럼 친구와 둘이 갔다 오더니 하롱베이보다 좋더 라며 나를 닌빈으로 데려갔는데 거기에서 베트남의 자연에 푹 빠졌다. 베트남 하면 먼저 떠오르는 하롱베이에는 가보지 않았지만 그보다 훨씬 다양한 곳을 보고 누렸으니, 베트남은 기다란 땅덩어리만큼이나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다. 북 부의 사파와 닌빈이 자연의 보물창고라면, 중부의 달랏과 무 이네는 고급 휴양지로 리조트면 리조트, 해양스포츠면 해양 스포츠 어느 것 하나 꿀리지 않는다. 그러다 자연에 지치면 다낭과 나짱에 가면 된다. 거기는 또 프랑크푸르트에 지지 않는 고층빌딩이 무성한 비즈니스 도시라서 도시가 주는 혜 택을 맘껏 누릴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그 어디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정확한 조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체감 물가가 우리의 30퍼센트 정도라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