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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을 타다 생긴 일

by essay6653 2025. 3. 25.

저가항공을 타다 생긴 일

 

저가항공을 타다 생긴 일

 

딸은 가성비의 달인답게 꾸준히 저가항공을 선택했는데, 저 가항공을 생각하면 지금도 어이가 없다. 제시간에 비행기가 아예 와 있지 않거나, 출발시간이 됐는데도 탑승 게이트를 열지 않는다. 얼마큼 늦느냐가 문제지 정시에 출발한 적이 없는데, 놀랍게도 50분 늦게 출발했다 해도 도착 예정시간 에서는 20분만 늦는 식이 많았다. 늦은 김에 냅다 쏘는지 이 쯤이면 하늘의 총알택시라고 불러야 할 듯. 50분이나 늦었 으면서 기내 청소도 안 되어 있어 시트에는 과자 부스러기 가 떨어져 있기 일쑤이고, 기내식은커녕 물 한 잔도 안 준다. 비행기가 출발하면 승무원들은 영업사원으로 돌변하여 음료와 샌드위치, 기념품을 파느라 정신이 없다. 저가항공 이 출범한 초기에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방송으로 요란스레 팡파르를 울리고 승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도착을 축하했 다고 한다. 우리가 저가항공을 한창 이용하던 2014년경에 는 가볍게 박수 소리가 일다가 사그라들곤 했다. 항공료가 싼 대신 기내에 갖고 들어갈 수 있는 짐이 야박해서, 짐을 줄이려고 옷을 있는 대로 껴입기도 하고, 공항에서 몇 번씩 짐을 꺼내 풀었다 쌌다를 반복해야 했다. 그날은 위즈에어를 타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불가리 아 부르가스공항으로 가려는 참이었다. 전에는 멀쩡히 통과 되던 딸의 배낭이 걸렸다. 부피는 통과인데 배낭의 프레임 이 삐져나와 규격을 넘는다고 수하물비로 45유로를 내라니 제법 세다. 딸은 혼이 쏙 빠졌다. 돈에 대한 감각이 첨예하 여 헛된 지출에는 경기를 일으키는데, 계획에 없던 수하물 비는 딸을 거의 혼비백산하게 만들었다. 바짝 긴장해서 문 제를 해결하려고 진땀 빼는 딸이 안쓰러워 나는 돈 내고 말 자고 일찌감치 두 손 들었다.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고 한참 동안 노심초사하던 딸이 프레임 두 개를 쑥 빼서는 바 지 안에 넣는다. 재심사 결과는? 통과! “그 돈 아까워서 어떻게 쓸래? 액자에 넣어서 걸어 놓자!” 어쩌면 그렇게 꾀도 많고 집요한지, 나는 입이 쩍 벌어 졌다. 너 그 놀라운 잔머리와 근성으로 애먼 나만 볶지 말고 사업을 해라. 돌발 상황에서 문제해결 잘하고, 은근히 즐기 기도 하니 그게 다 사업가 기질이야. 내 단골 멘트가 이어진 다. 딸은 사업 대신 익스트림스포츠를 선택했다.